AI로 티셔츠 브랜드 만들기 #7 — 주문받고 만드는 옷엔, 넘어야 할 법이 있었다
AI와 30만원으로 티셔츠 브랜드 WILD HUMBLE을 만드는 연재. 이 글은 #7편입니다.
실물도 합격했고, 쇼핑몰도 돌아갔다. 이제 팔면 되는 줄 알았다. 그런데 “주문받고 만드는” 구조에는 생각 못 한 함정이 하나 있었다 — 법.
주문제작은 반품 규정이 다르다
일반 쇼핑몰은 단순 변심이면 7일 안에 반품이 된다. 그런데 내 구조는 주문을 받고 나서 그 사람 몫으로 한 장을 인쇄한다. 이미 만든 옷은 다른 사람에게 팔 수도 없다.
전자상거래법에는 이런 경우를 위한 예외가 있다. 주문에 따라 개별 생산되는 물건은 청약철회(단순 변심 반품)를 제한할 수 있다. 단, 조건이 있다.
조건을 안 지키면, 예외가 사라진다
법 조문을 뜯어봤다. 예외를 인정받으려면 세 가지가 다 필요했다.
- 개별 생산일 것 — 주문받고 만드니 해당된다
- 되팔 수 없어 판매자에게 회복 못 할 손해가 있을 것 — 개인 도안 프린트라 해당된다
- 별도로 고지하고, 소비자의 동의를 받을 것 — 이게 핵심이었다
세 번째가 빠지면 예외 자체가 무효다. 즉 “주문제작이라 반품 안 됩니다"라고 아무리 써놔도, 주문 전에 따로 고지하고 동의를 받지 않으면 반품을 다 받아줘야 한다.
그래서 주문 모달에 주문제작 동의 항목을 넣었다. 체크하지 않으면 주문 자체가 진행되지 않게 막았고, 관리자 화면에는 이 손님이 몇 시 몇 분에 동의했는지까지 기록되게 했다. 나중에 분쟁이 나도 근거가 남도록.

그리고 사이즈 오차 ±2cm
법 다음은 사이즈였다. 손으로 재단하고 봉제하는 옷은 완벽히 똑같이 나오지 않는다. 제조사 스펙에도 ±2cm 오차가 명시돼 있었다.
이걸 숨기면 나중에 “표기랑 다르다"는 클레임이 된다. 그래서 상세페이지의 사이즈표를 제조사 실측 그대로 바꾸고, “측정 방법에 따라 1~3cm 오차가 있을 수 있다"를 명시했다. 그리고 새 옷을 올릴 때마다 그 제조사의 실측 치수를 반드시 가져와 넣는 것을 철칙으로 기록했다.
배운 것
브랜드를 만든다는 건 그림과 옷만의 일이 아니었다. 파는 행위에는 규칙이 있었다. 재미없어 보이는 이 법률·고지·오차 이야기가, 사실은 손님과 나 둘 다를 지키는 장치였다. 작아도 “브랜드"라고 부르려면 이 부분을 대충 넘기면 안 됐다.
다음 편, 이 연재의 마지막이다. 그동안 그림을 무료 도구로 하나씩 손으로 뽑느라 겪은 일들, 그리고 결국 유료 API로 갈아탄 이야기. 그리고 그 과정에서 벌어진 웃픈 사고들.
WILD HUMBLE — 쇼핑몰 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