터키 13일 — 카파도키아에서 이스탄불까지, 야간버스로 잇는 동선
남쪽에서 북쪽으로, 버스 한 번에 도시 하나씩
2024년 10월 6일 카파도키아 괴레메에서 시작해 18일 이스탄불에서 끝난 터키 여행이다. 동선은 단순했다. 내륙의 괴레메에서 지중해 연안 안탈리아로 내려가고, 해안을 따라 서쪽 페티예로 옮긴 뒤, 비행기로 이스탄불에 올라가 마무리. 도시 세 곳에 각각 투어를 붙여 놓은 구조라 “도시 간 이동 4번 + 투어 7번"이 여행의 뼈대였다. 이 글은 그 뼈대를 표로 펴 놓고, 투어마다 내가 실제로 느낀 점수를 매긴 기록이다. 제목에 야간버스를 붙였지만 야간버스는 한 번이었다. 다만 그 한 번이 동선 전체를 결정했다.
실제로 움직인 동선
| 날짜 | 도시 | 한 일 | 이동 |
|---|---|---|---|
| 10/6 | 괴레메 | 그린투어(데린쿠유·이흘라라) | |
| 10/7 | 괴레메 | 레드투어(7명 소형) + 석양 ATV | 21:35 야간버스 출발 |
| 10/8 | 안탈리아 | 05:40 도착, 하드리아누스의 문, 칼레이치 | 야간버스 9시간 · 17유로 |
| 10/9 | 안탈리아 | 머멀리 비치 수영, 하맘, 다음 이틀 투어 예약 | |
| 10/10 | 안탈리아 | 솔루아다 섬투어(스노클링) | |
| 10/11 | 안탈리아 | 파묵칼레 당일투어 07:00~20:00 | 왕복 버스 13시간 |
| 10/12 | 페티예 | 도착 후 당일 패러글라이딩 | 시외버스 3시간 30분(당일 표) |
| 10/13 | 페티예 | 로도스 섬 당일치기 | 페리 08:25 출발 · 16:15 귀항 |
| 10/14 | 욜뢰데니즈 | 해적선(드래곤 보트) 투어 | 시내버스 50분 · 75리라 |
| 10/15 | 페티예 → 이스탄불 | 이동 | 비행기 |
| 10/16 | 이스탄불 | 엘베다 한국어 역사투어 | |
| 10/17 | 이스탄불 | 무계획 워킹투어, 3.3만 보 | |
| 10/18 | 이스탄불 | 갈라타·발랏·그랜드 바자르·아시아 지구 |
숙박은 안탈리아 4박, 페티예 3박, 이스탄불 4박, 나머지가 괴레메였다. 안탈리아가 가장 길었던 건 투어 두 개(섬투어·파묵칼레)를 여기서 출발하는 것으로 잡았기 때문이다.
야간버스 9시간 — 실제로 타 보니
괴레메에서 안탈리아로 가는 야간버스는 밤 9시 35분에 출발해 새벽 5시 40분에 도착했다. 9시간, 17유로. 예약할 때 “딱 한 자리 남았다"고 들었는데 타 보니 옆자리가 비어 있어서 다리를 뻗고 갈 수 있었다. 담요는 줬다. 큰 휴게소에 한 번 30분 정차하고, 작은 터미널에는 중간중간 섰다. 휴게소 화장실은 10리라를 받는데 아저씨가 입구 한가운데를 지키고 서 있었다.
자체는 “의외로 괜찮았다"가 솔직한 평이다. 문제는 도착 이후였다. 새벽 5시 40분에 터미널에 내렸는데 그날 일정이 하나도 없었다. 숙소 체크인은 오후 2시. 시내버스를 타려니 트래블 월렛·트래블 로그·일반 신용카드 전부 안 됐고, 같은 버스를 기다리던 다른 한국 분들도 마찬가지였다. 결국 터미널 바깥에서 안탈리아 교통카드를 사서 탔다. 숙소에 짐만 맡기고 하드리아누스의 문과 올드타운을 돌다가, 3시에 체크인하자마자 3시간을 코 골며 잤다.
그러니까 야간버스는 숙박비 하루와 낮 시간 하나를 벌어 주지만, 그 대가로 “도착한 날 오전"이 사라진다. 다음에 또 탄다면 도착 직후에 할 수 있는 것 한 가지(카페 위치, 교통카드 파는 곳)만 미리 정해 두겠다. 안탈리아 도착 날 기록에 그날 새벽의 막막함이 그대로 적혀 있다.

투어 솔직 평가
그린투어(괴레메, 10/6) — 아쉬움. 대형 버스에 사람이 너무 많았고, 가이드 설명은 잘 안 들렸고, 이동 시간이 길었다. 데린쿠유 지하도시는 진짜 볼 만했다. 지하 8층, 좁은 돌계단, 허리를 숙여야 하는 천장. 나머지는 이동→잠깐 구경→이동의 반복이었다. 점심은 관광지 식당의 렌틸콩 수프. 이 투어 때문에 다음 날 레드투어의 기대가 바닥이었다.
레드투어(괴레메, 10/7) — 회복. 차에 7명. 가이드 이야기가 다 들렸고, 로즈벨레 파노라마와 파샤드 계곡이 좋았다. 가죽옷 가게 쇼핑 코스가 끼어 있었고 뷔페 점심은 여기도 그저 그랬다. 시간이 없어 하나만 고른다면 레드투어다. 참고로 벌룬은 내가 있는 동안 뜨지 않았다.
솔루아다 섬투어(안탈리아, 10/10) — 이 여행 최고. 하얀 몽돌 해변에 에메랄드빛 바다, 물속이 그대로 보였다. 유럽 여행마다 스노클링 장비를 챙겨 다녔는데 가장 뿌듯했던 날. 두 번째 스팟은 더 깊고 더 예뻤다.
파묵칼레 당일투어(안탈리아, 10/11) — 실망. 아침 7시 출발, 저녁 8시 복귀, 13시간. 정작 석회층에는 물이 별로 없었다. 비수기였다. “이 한곳을 보자고 차를 3시간 탔나” 싶었다. 카트(334리라)는 나만 안 탔는데 걸어서도 충분했다. 클레오파트라 수영장은 이름만 그렇다고 가이드가 말해 줘서 들어가지 않았다. 물이 많은 계절이었다면 달랐을 것이다. 그날 기록은 제목부터 “물이 없다고?“다.
패러글라이딩(페티예, 10/12) — 좋았다, 결제는 불쾌. 숙소 체크인하고 바로 에이전시에서 130유로에 당일 예약. 카드로 내니 그제야 15% 추가라고 했다. 산길은 후기대로 스릴 있었고, 정상은 구름보다 위였다. 내리자마자 대기 없이 바로 뛰었다. 구름 사이로 내려가면 욜뢰데니즈 해변이 나타난다. 인터라켄에 이어 두 번째라 무섭지 않았고 풍경을 즐길 여유가 있었다.
로도스 섬 당일치기(페티예, 10/13) — 손에 꼽는 곳. 투어가 아니라 페리 표를 당일 아침 매표소에서 샀다. 중세 도시 안에 들어와 있다는 느낌이 다른 유럽 도시와 달랐다. 다만 돌아올 때 항구에 몇백 명이 줄 서 있어서 3시 30분에 갔는데 4시 15분에야 탔다.
해적선 투어(욜뢰데니즈, 10/14) — 폼파티 하나로 값을 한다. 현금 800리라. 출발하자마자 음악이 귀가 찢어지게 컸다. 버터플라이 밸리에서 수영하고, 두 번째 스팟에서 점심과 다이빙, 세 번째 스팟에서 1시간 반 거품 파티. 이걸 위해 탄 배였고, 계속 껴서 놀았다.
엘베다 투어(이스탄불, 10/16) — 이게 투어지. 한국어 가이드, 3,800리라, 약 7시간. 돌마바흐체·지하궁전·히포드럼·블루모스크·톱카프. 이야기를 듣고 다니니 머릿속에 남았다. 아야소피아는 2층 유료 입장이라 투어에서 들어가지 않았고, 돌마바흐체는 공사 중이어서 사진이 아쉬웠다.

다시 짠다면
- 그린투어는 빼고 레드투어만 한다. 남는 하루는 괴레메에서 벌룬을 한 번 더 기다리는 데 쓴다.
- 파묵칼레는 10월에는 가지 않거나, 가더라도 13시간짜리 당일투어 대신 다른 방법을 찾는다.
- 야간버스는 유지하되, 도착 직후 2~3시간 계획을 한 줄이라도 적어 둔다. 교통카드는 현지 카드가 필요하다는 걸 전제로 움직인다.
- 투어비는 현금을 준비한다. 패러글라이딩 15%, 하맘 100리라 차액, 해적선 800리라 현금 — 카드를 내밀 때마다 무언가를 더 냈다.
- 페티예에서 이스탄불로 가는 날은 여유를 둔다. 비행기를 놓칠 뻔한 날이었다.
13일 중 투어가 7개였지만, 정작 가장 좋았던 순간은 투어 밖에 있었다. 안탈리아 올드타운에서 라이브 음악을 들으며 마신 첫 Tuborg Gold, 이스탄불 갈라타 다리 위의 쌍무지개, 마지막 밤 숙소 프론트에서 7개국이 모여 떤 수다. 동선은 투어로 짰지만 기억은 그 사이사이에 남았다.
이 글은 제 여행 기록과 작업 로그를 바탕으로 초안을 AI와 함께 정리하고, 직접 편집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