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6개 장소 | 143장 촬영 | 06:24 ~ 22:38
오늘도 어김없이 아침 5시에 눈이 떠졌다. 짐은 전날 밤에 다 싸놨고, 씻고 준비해서 리셉션에서 파비안을 기다렸다. 파비안이 6시에 나왔다.
전날 파비안, 타라, 엘레나 모두 암스테르담으로 간다고 하더라. 이때 생각했다. 여행 계획을 한국에서 그냥 이야기만 듣고 짜면 안 되겠구나. 다들 암스테르담으로 간다는 건 거기 뭔가 재미있는 게 있다는 이야기로 들렸다.
Bolt로 택시를 불러서 King's Cross 역으로 갔다. 유로스타 타는 곳은 옆에 있는 St Pancras 역인데, 먼저 King's Cross에 간 이유가 있었다.
King's Cross 역에 가면 해리포터의 9와 3/4 플랫폼이 있다. 카트 밀고 사진 엄청 찍고 싶었는데... 도착하니 카트가 없어져 있었다. ㅠ.ㅠ 아침 일찍이라 아직 세팅 안 한 건지, 아니면 이동한 건지. 그냥 문 앞에서만 사진 찍고 아쉬움을 삼켰다.
파비안과 함께 St Pancras 역으로 건너가서 게이트를 통과했다. 기차 시간보다 약 2시간 일찍 도착한 건데, 여유 있게 가길 잘했다. 딱 맞춰 오면 줄 서느라 쩔쩔매는 사람들이 있더라.
파비안은 8시 30분 기차라서, 나는 8시 기차니까 먼저 인사하고 출발했다. 안녕 파비안, 당구 다음에 또 치자.
유로스타 티켓이 비싼 건 다 이유가 있었다. 모바일 QR코드를 보여줬더니 아저씨 표정부터 달라지더라. 엄청 친절하게 안내해주더니 자리에 앉자마자 "Would you like coffee or tea?" 커피가 바로 나온다.
자리도 엄청 포근하고, 기차 출발 후에는 비행기처럼 밥도 준다. 커피나 티가 비면 바로 와서 "Would you like~" 하면서 계속 채워준다. 원래 98유로짜리였으면 이런 대접은 못 받았겠지... 역시 돈의 힘이다. ㅎㅎ
파리 도착은 11시가 조금 넘어서. 대중교통을 많이 이용할 것 같아서 일부러 월요일에 맞춰 도착했다. 나비고(Navigo) 카드는 월요일~일요일 1주일 단위로 충전되니까.
그런데 나비고 만드는 데 1시간 넘게 걸렸다. 필요한 사진을 안 가져갔기 때문이다.
사진찍는 기계가 여러 대 있는데, 어떤 건 카드가 안 되고, 어떤 건 현금만 된다. 중국인 부부가 카드 결제 안 돼서 헤매고 있길래 만져보니 현금 전용이라고 알려줬다. 터치패드만 눌러서 되는 줄 알았더니 결제할 때 자판의 초록색 버튼을 눌러야 확인이 된다.
그리고 지하철 개찰구에서 나비고 카드 찍는 곳이 안 보인다. 한국처럼 찍는 곳이 확 보이지 않더라. 옆에 직원 아줌마한테 영어로 물어봤더니 리셉션 가서 충전하고 오래요. "나 충전했고 여기 돈 있다"고 했더니... 아줌마가 그냥 자리를 피했다. 영어를 못 하시거나, 귀찮으셨거나.
결국 다른 사람들이 어떻게 지나가는지 관찰해서 찍는 곳을 찾았다.
숙소는 The People - Paris Marais. 위치가 좋았다. 시테 섬까지 15분, 생루이 섬까지 10분.
1시쯤 체크인하고 짐 풀고, 비가 와서 두툼한 옷 챙겨서 나왔다. 파리 첫 목적지는... 파리 국립 박물관의 직지. 나는 충청북도 청주 사람이다. 직지는 청주의 사랑이다. ㅎㅎ 원래 계획에는 없었는데, 유랑에서 보고 급하게 가기로 했다.
버스 타고 국립 박물관에 도착. 안내 데스크에서 영어로 물어봤는데 프랑스 분들... 친절하시지만 영어는 잘 못 하시더라. 여차저차 해서 직지 있는 곳으로 갔는데...
월요일은 직지 구경을 못하는 날이었다.
이런... 나 청주 사람이라서 이거 봐야 하는데... 이거 보려고 버스 타고 왔는데... 배고픈데도 이거 보고 먹으려고 참고 있었는데...
그렇게 그냥 밖으로 나왔다.
걸어서 숙소 방향으로 가는데 배가 고파서 뭐 좀 먹어야겠다 싶었다. 그때 옆을 봤는데... 이름이 엄청 웃긴 식당이 있는 거다.
당연히 한국 사람이 하는 식당인 줄 알고 들어갔는데, 들어가자마자 "니하오" — 중국인 아주머니가 운영하시더라. ㅋㅋ 니하오 해주니까 아줌마가 나를 중국 사람으로 아시더라.
프랑스 식당은 아직 혼자 안 가봐서 우물쭈물 못 들어갈 것 같았는데, 여기는 자신 있게 들어갔다. 된장찌개를 시켰다. 맛이 없진 않았지만... 그건 된장찌개라고 하기에는... 여튼 좀 그랬다. ㅎㅎ 그래도 원래 아무거나 잘 먹는 스타일이라 쌀밥이랑 같이 잘 먹었다. 며칠 만에 먹어본 쌀밥인지!
숙소에서 좀 쉬다가 저녁 7시에 야경 투어 + 스냅 촬영을 나갔다. 런던에서 첫 가이드 투어가 좋아서 파리에서도 2개나 신청했다.
한 20명 정도 되는 그룹인데, 4명만 혼자 왔고 나머지는 8커플 정도. 이날 비도 오고 진짜 엄청 추웠다. 두꺼운 잠바 입고 간 게 천만다행.
혼자 가면 사진 찍기가 쉽지 않아서 다른 솔로 분들 찾아서 사진 찍어달라고 해봤는데... 젊은 분들끼리 놀으시더라. 나이 차이가... 그래서 마음을 닫고 가이드님한테 최대한 많이 찍어달라고 쫓아다녔다. ㅎㅎ 아니면 커플들 사진 찍어주고 내 것도 찍었다.
생루이 섬, 시테 섬, 루브르 박물관을 지나가며 설명을 듣고 사진을 찍었다.
그리고 마지막 목적지. 다리를 건너니 저 멀리 에펠탑이 보이기 시작했다.
에펠탑에서 사진을 실컷 찍고 숙소로 돌아왔다. 숙소에는 중국 친구 2명이 새로 와 있었는데, 둘 다 영국에서 유학한다고 했다. 한 명은 석사, 한 명은 박사.
| 시간 | 장소 | 하이라이트 |
|---|---|---|
| 05:00 | Wombat's 체크아웃 | 짐 싸고 파비안과 택시 (Bolt) |
| 06:30 | King's Cross | 9¾ 플랫폼... 카트 없음 ㅠ |
| 08:00 | St Pancras → 유로스타 | 300유로 퍼스트클래스! 기내식+무한 커피 |
| 11:00 | Gare du Nord 도착 | 나비고 카드 만들기 전쟁 (1시간+) |
| 13:00 | The People Marais | 체크인, 짐 풀기 |
| 14:30 | 파리 국립 박물관 | 직지 보러 갔으나... 월요일 휴관! |
| 16:00 | 존맛탱 | 된장찌개+쌀밥. 맛은... 쏘쏘. 이름값은 함 |
| 19:00 | 야경 투어 시작 | 스냅 촬영, 비+추위 속 강행군 |
| 20:00 | 셰익스피어 서점~루브르 | 생루이섬, 시테섬, 루브르 야경 |
| 21:40 | 에펠탑 | 황금빛 에펠탑 + 서치라이트! 파리 첫날 완성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