솔직히 고백하자면, 이날 시티투어는 기억에 제일 안 남는 투어였다. 가이드님이 남자였는지 여자였는지도 기억이 안 난다. 왜냐하면 전날 야경 투어에서 돌아다닌 곳을 또 똑같이 다니면서 비슷한 설명을 또 들었기 때문이다.
중간고사 전에 전체를 한번 훑어주는 쪽집게 과외 같은 느낌? 그래도 혼자 공부해서 들어야 할 것들을 전부 들려주시니 감사했다.
마이리얼트립에 "소수 인원"이라고 되어 있어서 8명 미만을 기대했는데 총 13명이 왔다. 가이드분이 "파리에서 이 정도면 소수"라고 하시더라. 런던에서는 5명이었는데... 역시 숫자 같은 추상적 단위는 문화와 환경에 따라 달라진다.
가이드님과 아침 9시에 시테 섬 근처에서 만났다. 걸어서 여기저기 돌아다니면서 설명을 들었다.
오전 투어는 9시부터 12시까지. 시테 섬, 퐁뇌프, 라탱지구를 돌았다. 전날 야경 투어에서 봤던 곳들을 낮에 다시 보니 또 다른 느낌이긴 했다.
오후 3시부터 다시 투어가 시작됐다. 오페라 가르니에 쪽으로 올라가서 샹젤리제 방향을 거쳐 몽마르트로 향했다.
그리고 드디어 몽마르트 언덕으로 올라갔다. 골목골목이 예쁘고, 파리 특유의 분위기가 물씬 풍겼다.
투어는 7시까지라고 되어 있었지만, 나는 저녁 약속이 있어서 6시에 빠져나왔다.
파리에서의 저녁 약속. 이건 한국에서 2달 전에 잡은 약속이었다.
여행 커뮤니티 "유랑"에 저녁 식사 동행 구한다는 글이 있어서, 거기에 연락했다. 몇 번의 실패 끝에 — 어떤 분은 연락 없고, 어떤 분은 쪽지하다 사라지고, 어떤 분은 나이·회사·신분증명까지 요구하시고 — 결국 한 분과 만나기로 했다.
만나기 전날까지 서로 연락 안 하다가, 전날 연락해서 바로 만남. 완전 쿨.
내가 파리에서 미리 식당 동행을 구한 이유가 있었다. 호스텔에서 만난 외국 친구들은 비싼 맛집에 잘 안 간다. 한국 사람들은 파리에 평생 몇 번 올까 말까 한 곳이라서 맛집도 가보고 싶은데, 그런 건 한국인 동행과 가야 가능하다.
동행분이 식당 예약도 해주시고, 음식도 알아서 시켜주시고, 와인도 잘 아시더라. 나는 ISFJ에 술쪼렙에 와알못인데... 덕분에 맛있게 잘 먹었다. 함께 식사하니 여러 가지를 나눠 먹을 수 있어서 좋았다. 혼자 먹으면 하나 시켜서 그것만 먹어야 하는데.
와인 한 잔에 여행 이야기를 하다 보니 시간이 순삭됐다. 시간이 이렇게 빨리 간다는 건 엄청 즐거웠다는 이야기.
식사 후 버스 타는 곳까지 모셔다 드리고 호스텔로 돌아왔다. 이틀 후에 다시 식사하기로 했는데... (나중에 바젤로 가는 기차가 또 취소되면서 이 약속을 못 지키게 된다. ㅠ.ㅠ)
| 시간 | 장소 | 하이라이트 |
|---|---|---|
| 09:00 | 시테 섬 | 시티투어 오전 시작. 노트르담, 퐁뇌프 |
| 10:00 | 라탱지구 | 석조 건물들, 파리대학 근처 |
| 12:00 | 점심 휴식 | 숙소 근처에서 쉬기 |
| 15:00 | 오페라~샹젤리제 | 오페라 가르니에, 아케이드 구경 |
| 16:00 | 몽마르트 | 골목 산책, 사크레쾨르 대성당 앞 포즈! |
| 18:00 | 투어 이탈 | 저녁 약속 위해 1시간 일찍 빠짐 |
| 19:00 | Cocorico | 유랑 동행분과 에스카르고+와인 디너 |
| 22:00 | 호스텔 복귀 | 까칠한 이탈리아 아줌마와 조우...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