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은 특별한 날이었다. 한국에서부터 유랑 커뮤니티로 미리 구한 동행분과 처음으로 같이 자유여행을 하는 날. 저녁 식사만 같이 했던 어제와 다르게, 오늘은 하루 종일 함께 다니기로 했다.
만나기 전에 각자 루브르 박물관에서 따로 보고, 1시에 밖에서 합류하기로 했다.
아침 9시에 루브르에 도착했다. 가이드 투어 대신 오디오 투어를 선택했다. 개인적인 의견이지만, 루브르는 가이드보다 오디오가 맞는 것 같다. 가이드 투어는 꼭 봐야 할 것만 쪽집게로 찝어서 얼렁얼렁 지나가는데... 여행은 시험을 보러 온 게 아니잖나.
오디오 가이드 빌려서 지나가다가 괜찮은 작품 있으면 멈추고, 하나씩 듣고, 신기하면 오래 보고. 이 방식이 루브르에는 딱이다.
진짜 재미있었다. 사람들이 많이 서서 구경하는 작품이 있으면 꼼꼼히 들어봤고, 1시 좀 안 될 때까지 있었다. 솔직히 밥 싸가지고 하루 종일 있고 싶었다.
다만 루브르의 많은 작품들이 약탈로 이루어진 것들이라는 게 좀 아쉽긴 했다. 그에 비해 나중에 갈 바티칸 작품들은 거의 교황님들이 구입하신 것들이니까... 작품 퀄리티가 어디가 더 좋은지는 다들 아시죠? ㅋㅋ
1시에 루브르 밖으로 나가서 동행분을 처음 만났다. 한국에서부터 유랑을 통해 미리 이야기했던 분인데, 사람들은 안 좋은 사람도 종종 만난다고 하던데... 엄청 친절하시고 착하신 분을 잘 만났다. 내가 교통 빼고는 운이 다 좋은 듯하다.
동행분께서 비스트로 식당을 미리 찾아두셨다. 비스트로는 각 계절에 맞게 그때 나오는 식재료로 음식을 해주는 곳이다. 맛나게 먹었다.
점심 후 동행분이 짜놓으신 코스를 따라갔다. 나는 원래 그냥 남들 따라다니는 스타일이라 ㅋㅋ
튈르리 정원을 지나가는데 현지인들이 나와서 점심도 먹고 햇빛을 쬐고 있더라. 콩코드 광장에서 오벨리스크 보고, 샹젤리제 거리로 올라갔다.
샹젤리제에서 아이스크림을 사먹었는데, 뭐랄까? 오~ 샹젤리제~ 오~ 샹젤리제~ 노래가 나오는 느낌이었다. 샹젤리제 거리에서 아이스크림 먹으면서 걷는 경험... 이런 게 여행이지.
개선문에서 샤요궁 쪽으로 내려가면 또 한 번의 에펠탑 포토스팟이 나온다. 거기서 사진 찍고 있었는데, 외국인 친구 2명이 서로 사진 찍어주는데 맘에 안 들었나보다. 뒤에서 보다가 내가 찍어주니 맘에 든다고 어느 나라 사람이냐고 물어봤다. "코리안"이라고 했더니 좋아하더라. ㅋㅋ 사진에 진심인 우리나라 사람들... 똥손인 내가 외국에서 이 정도인데.
동행분은 선물 살 곳 구경 가신다고 잠깐 떨어지고, 나는 에펠탑 안으로 들어갔다. 가장 높이 올라가는 티켓을 사려고 했는데, 이날 바람이 많이 분다고 해서 맨 위층은 운행 중단. 중간층까지만 올라갔다.
올라가는데 와~ 높다. 계단도 높고 바람도 엄청 불었다. 그런데 올라가면 파리 전경이 전부 보이는데 진짜 이쁘고 좋았다.
거기서 스페인 여성분 한 분을 만났는데 BTS 팬이라고 한국말 좀 아신다고 하시더라. ㅋㅋ 사진 찍어달라고 부탁했더니 한국말을 하시길래 이것저것 여쭤보다가 카톡 친구까지 맺었다. 한국의 위상이 많이 올라가긴 한 것 같다.
에펠탑에서 나와 동행분을 만나서 저녁 먹으러 갔다. 또 동행분이 식당을 찾아주셨다. 다시 한번 감사. 나는 길 가다가 보이면 먹고 안 보이면 안 먹는 스타일인데, 동행분이 미리 맛집 찾아주시고 데려가주시니... 복받았다.
맛집 맞는지 다른 한국 분들도 보이더라. 우리나라 사람들은 인터넷 보고 맛집 찾아오잖나. ㅋㅋ (그런데 다른 나라 사람들도 많이 그래요.)
맛있게 먹고 각자 숙소로 돌아왔다.
샤워하고 공용 테이블에서 중국 친구랑 이야기하는데, 옆에서 한국인 목소리가 들렸다. 남녀 두 분이 라면 드시더라. 당연히 커플인 줄 알고 "커플이신가 봐요?" 했더니 —
대박. 그냥 일하는 동료시란다. 거기다가 두 분 다 직업이 Digital Art 쪽! 이런 일을 하시는 분을 만나뵙게 될 줄이야. 한 분은 독일에서 유학 중이시고, 한 분은 한국에서 일하시는 중.
나 같은 공대생은 생각지도 못한 삶들을 살고 계시더라. 이런 이야기 듣는 게 너무 좋아서 옆에서 한참 떠들었다. 여성분이 나중에 한국 오면 공연 공짜로 보여주겠다고 하셨는데... 카톡 친구 있으니.. 아직 기다리고 있습니다. ㅋㅋㅋ
다음 날 아침 씻으러 가는 길에 보니 두 분이 아직도 작업 중이시더라. 아름다운 파리에 와서 호스텔에서 계속 일만... ㅠ.ㅠ
| 시간 | 장소 | 하이라이트 |
|---|---|---|
| 09:00 | 루브르 박물관 | 오디오 투어, 모나리자, 조각상들 |
| 13:00 | 루브르 앞 | 동행분 첫 합류! |
| 13:30 | 비스트로 | 제철 재료로 만든 프렌치 점심 |
| 14:30 | 튈르리 정원 | 현지인들의 피크닉 풍경 |
| 15:00 | 콩코드~샹젤리제 | 오벨리스크, 샹젤리제 아이스크림! |
| 16:00 | 개선문 | 횡단보도 포토스팟, 외국인 사진 찍어주기 |
| 17:30 | 에펠탑 | 중간층 전망대, BTS 팬 스페인 여성과 카톡! |
| 20:00 | 이탈리안 레스토랑 | 피자+파스타+와인 디너 |
| 22:00 | 호스텔 | 디지털 아트 동료 2인과 수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