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9/11 (금) 마테루니 폭포 2시간, 쳄카 온천에서 만난 닥터피쉬
17개 장소 | 129장 촬영 | 09:30 ~ 20:54
동선 타임라인
7시 반, 예정보다 이른 픽업
오늘은 마테루니 폭포와 커피 농장, 쳄카 온천까지 도는 날이다. 당연히 8시 출발인 줄 알고 느긋하게 아침을 기다리고 있는데, 7시 반에 가이드가 벌써 헨리를 태우고 숙소 앞에 와 있었다. 밥 먹으러 가다 말고 다시 방으로 뛰어들어가 짐을 챙겼다. 숙소에서 서둘러 아침을 차려줘서 그거라도 빨리 먹고 차에 탔다. 오늘 투어는 나와 헨리 둘, 가이드까지 셋이 움직이는 날이라고 했다.

모시를 지나 킬리만자로 쪽으로 계속 올라갔다. 여기까지 오는 데만 거의 두 시간이 걸렸다. 이슬비가 오다 말다 하는 흐린 날씨였다.
바나나숲 사이로, 두 시간 트레킹
주차한 곳에서 내리자 가이드가 여기서부터 마테루니까지 걸어서 약 두 시간이라고 했다. 어제 비가 온 다음날이라 바닥이 전부 진흙이라 무척 미끄러웠다. 조심조심 걸으면서도 정글 같은 분위기가 꽤 재미있었다.


구비구비 도는 좁은 길에서 사람들을 마주치면 서로 양보하면서 잠보 인사를 했다.

마테루니 폭포, 물보라 속에서
골짜기 끝에서 갑자기 시야가 트이면서 폭포가 나타났다. 그냥 약간 높은 폭포였다ㅋㅋ 사실 폭포 하나 보자고 두 시간씩 걸을 일인가 싶긴 했는데, 막상 도착하니 그런 생각은 잠깐 접어두게 됐다.




더 가까이 가니 물보라가 계속 날아와서 옷이 금세 축축해졌다. 고개를 젖히고 위를 보면 검은 절벽과 하얀 물줄기밖에 안 보였다.



패션프루트 세 개, 그리고 카멜레온
올라오는 길에 패션프루트를 파는 자리가 있어서 하나 먹어봤다. 우리나라에서는 이렇게 싱싱한 걸 먹어본 적이 없는데, 여기 건 무척 신선했다. 신선해서 그런지 맛도 좋아서 무려 세 개나 먹었다.

가려는데 옆에서 꼬마가 색깔이 변하는 도마뱀을 보여줬다. 그게 바로 카멜레온이었다. 신기해서 한참 사진을 찍고 1달러 팁을 줬다.

커피 농장에서 늦은 점심
커피 농장이라고 해서 갔는데, 솔직히 말하면 커피 농장 투어라기보다는 커피와 기념품을 팔기 위한 곳에 가까웠다. 그래도 커피 열매가 어떻게 원두가 되는지 간단히 보여줬고, 여기서 원래 예정돼 있던 점심도 먹을 수 있었다.

점심도 먹고 커피도 한잔했다. 1달러를 주면 등산화를 깨끗이 씻어준다고 해서 신발을 맡겼는데, 생각보다 깨끗하게 해줘서 기분이 좋았다. 현지 음식도 맛있게 먹었고, 체험은 했지만 따로 산 건 없었다. 원래 뭘 잘 사는 성격이 아니라서 이런 곳에 오면 잘 안 사게 된다.


오랜만의 산행이라 다리가 무척 아팠는데, 신발 밑창을 보니 오늘 걸은 길이 어땠는지 알 만했다.

산을 벗어나자 완전히 달라진 풍경
이제 오늘 제일 기대하고 있던 쳄카 온천으로 향했다. 그런데 신기하게도 산에서 멀어질수록 하늘이 개고 풍경이 확 바뀌었다. 초록 골짜기는 사라지고 마른 밭과 잎 하나 없는 바오밥나무들이 드문드문 서 있었다. 여기까지 가는 데도 비포장도로로 또 두 시간쯤 걸렸다.

쳄카 온천, 이름과 다른 물
도착했을 때는 거의 4시쯤이었다. 옷을 갈아입고 빠르게 물가로 향했다. 온천이라는 이름과 달리 물이 뜨겁거나 따뜻하지는 않았고, 그냥 살짝 수영하기 좋은 온도였다. 대신 물이 무척 깨끗해서 안이 훤히 들여다보였다.



닥터피쉬와 한 시간
물속에 들어가서 노는 게 완전 재미있었다. 특히 수영하려고 가만히 있으면 자연산 닥터피쉬가 발에 계속 달라붙어서 각질을 쪼아 먹는 게 느껴졌다. 신기한 경험이었다.


한 시간이 채 안 되게 놀고 나서 짐을 쌌다. 시간도 늦었고 다들 점점 추워지는 느낌이었다. 산에 올라갔다 내려온 다음 바로 물에 들어가 수영을 하다 보니 다리에 살짝 쥐도 났다. 마음은 즐거웠는데 몸은 좀 힘들었다.
아루샤의 질긴 바비큐
쳄카에서 아루샤까지는 또 두 시간 정도 걸렸다. 배가 고파서 근처 로컬 식당으로 갔다. 평도 좋고 구글 평점도 나쁘지 않아서 기대하고 헨리와 둘 다 소고기 바비큐를 시켰다. 나올 때는 맛있어 보였는데, 현지식이라 그런지 엄청 질겼다. 두 점 씹었을 뿐인데 턱이 아파서 더 먹을 수가 없었다. 아프리카는 역시 생존이라는 걸 다시 한번 깨달았다.
헨리는 볼트를 불러 숙소로 돌아가고, 나는 걸어갈 수 있는 거리라 그냥 걸어서 들어갔다.
오늘 하루 정리
| 시간 | 장소 | 하이라이트 |
|---|---|---|
| 07:30 | 모시 숙소 앞 | 예정보다 이른 픽업, 서둘러 아침 먹고 출발 |
| 10:39 | 마테루니 진입로 | 차에서 내려 트레킹 시작 |
| 10:52 | 바나나숲 오솔길 | 진창길 따라 골짜기로 하산 |
| 11:08 | 천 널린 언덕길 | 알록달록한 캉가 천 노점 |
| 11:25 | 정글 진창길 | 미끄러운 산길, 마을 사람들과 잠보 인사 |
| 11:39 | 마테루니 폭포 | 물보라 맞으며 절벽 아래까지 |
| 12:17 | 마을 광장 | 패션프루트 세 개와 카멜레온 |
| 12:49 | 커피 시연장·점심 자리 | 커피 시연과 늦은 점심, 신발 세척 |
| 14:14 | 평야로 내려가는 길 | 산을 벗어나며 완전히 바뀐 풍경 |
| 15:52 | 바오밥나무 들판 | 잎 없는 바오밥과 마른 사바나 |
| 15:58 | 쳄카 온천 입구 | 풀밭 통나무 길 걸어 물가로 |
| 16:52 | 쳄카 온천 | 에메랄드빛 물과 닥터피쉬 |
| 19:53 | 아루샤 로컬 식당 | 질긴 소고기 바비큐와의 사투 |
| 20:39 | 아루샤 숙소 | 헨리는 볼트로, 나는 걸어서 복귀 |